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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항해' 뒤엔 年7000억 챙기는 악마의 商術

파리=이성훈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4-24 09:38

 

리비아서 유럽 가려는 난민 대기자 100만명
지중해 건너다 숨진 사람들 올들어 1600여명


시리아 청년 타렉은 올해 초 내전을 견디지 못하고 유럽행을 감행했다. 이를 위해 밀입국 조직에 6000달러(약 650만원)를 내야 했다. 수단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타렉은 다른 난민 30명과 함께 트럭에 실려 나흘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사하라 사막을 건너 리비아 트리폴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또 열흘을 기다린 끝에 오른 배는 애초 알고 있던 대형 화물선이 아닌 작은 어선이었다. 환불을 요구하자, 밀입국 조직원은 여권을 빼앗고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타렉이 탄 배에는 선장도 없었다. 보름간 지중해를 떠돌다 이탈리아 해경에 구조됐을 때는 70명 가운데 50명 이상이 사망한 뒤였다.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1600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7배에 이른다. 현재 리비아에서 유럽행을 기다리는 난민만 100만명을 헤아린다. 기아·내전을 피해 탈출한 이 난민들을 또다시 ‘죽음의 여행’으로 내모는 것은 불법밀입국 조직들이다.

밀입국 조직은 시리아·에티오피아 등에서 활동하는 모집책, 난민송출을 담당하는 리비아의 거점 조
직, 북유럽까지 난민 수송을 맡은 현장 조직 등으로 세분화돼 움직인다. BBC 방송은 “국가 경계 구분 없이 활동하는 사실상의 다국적 기업”이라고 보도했다.

밀입국 조직이 난민을 시리아 등 현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보내면서 받는 돈은 1인당 5000~6000유로(550만~660만원) 선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대형 선박을 이용해 안전한 유럽행을 보장한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법 개조한 어선에 난민을 가득 채우고 음식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항해 중 밀입국 조직원은 단속을 피해 다른 배로 탈출하고, 난민선을 선장도 없이 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조엘 밀만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대형 선박 기준으로 1척당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받고 난민을 유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밀입국 조직원으로 활동했던 무스케이씨는 BBC 인터뷰에서 “‘밀입국 사업’규모는 연간 최대 6억달러(약 7000억원)에 달한다”며 “밀입국 조직원은 단순히 선장이나 어부가 아니라, (정세 파악을 위해) 신문을 읽고 유럽의 법률을 공부하는 사업가”라고 말했다.

조직원 중에선 1980년대 경제적 이유로 에티오피아 등에서 리비아로 건너온 난민들이 많다. 돈을 위해 같은 난민을 대상으로 ‘악마의 비즈니스’를 벌이는 셈이다. 주로 하왈라(hawala·아랍 사회에서 사용되는 비공식 송금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 최근엔 이탈리아 마피아와도 결탁했
다. 리비아의 주와라 같은 항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며 세력을 불리고 있다.

유럽의 대응도 이들 밀입국 조직 소탕에 맞춰지고 있다. 20일 유럽연합(EU) 28개국 회원국 내·외무 장관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리비아의 밀입국 조직 소탕을 위한 군사작전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리비아에 지상군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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